브람스를 좋아하세요

2014. 1. 14. 23:07 from 시, 글귀

소심함과 대담함. 때로는 우스꽝스헙게까지 느껴지는 진지함과 즉흥성의 결합이 유쾌하게 느껴졌다.

 

그녀의 집중력은 옷감의 견본이나 늘 부재중인 한남자에게 향해있을 뿐이었다. 그녀는 자아를 잃어버렷다. 자기 자신의 흔적을 잃어버렸고 결코 그것을 다시 찾을수가 없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그녀는 열린창앞에서 눈부신 햇빛을 받으며 잠시 서있었다. 그러자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라는 그 짧은 질문이 그녀에게는 갑자기 거대한 망각덩어리를 , 다시말해 그녀가 잊고있던 모든것,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던 모든 질문을 환기시키는 것처럼 여겨졌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자기 자신이외의것, 자기 생활 너머의 것을 좋아할 여유를 그녀는 여전히 갖고있기나 할까? 물론 그녀는 스탕달을 좋아한다고 말하곤 했고, 실제로 자신이 그를 좋아한다고 여겼다. 그것은 그저 하는 말이었고, 그녀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긴해도 그녀는 시몽과 함께 살고있었다. 그녀는 밤마다 그녀의 품안에서 사랑을 속삭였고 때로는 아주 능란한 연인이나 어린아이만이 끌어낼수있는 몸짓. 그녀 자신도 그 강도를 인지하지 못할정도로 소유욕에 찬 동시에 그 모든 소유가 덧없다라는 생각에 두려워하는 몸짓으로 그를 끌어안았다.


그랬다. 그것은 차라리 '그들 두사람'에 대한 일종의 가학인 셈이었다. 두사람중하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이제 이만하면 충분해"라고 외쳐야했다. 그녀는 그녀 자신이나 로제에게서 그런 반응이 나오기를 거의 절박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마도 그들사이의 무언가가 죽어버린 모양이었다.

 

어머니 집에가서 옷을 몇벌 가져오려고해. 그걸 당신옷장 옷걸이에 걸어놓고 데스노스 기념관에 가서 당신 마음에 들 수채화를 찾아볼거야. 한순간 그녀는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참았다. 전혀 관계없는 두 구절을 하나의 문장으로 만들다니, 정말이지 시몽다웠다.

 


 

그녀는 한번 더 그를 품에 안고 그의 슬픔을 받쳐주었다. 이제까지 그의 행복을 받쳐주었던것처럼. 그녀는 자신은 결코 느낄수없을듯한 아름다운 고통, 아름다운 슬픔, 그토록 격렬한 슬픔을 느끼는 그가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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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웅냐돼지 :